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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하반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무행정실무실습(7주) 참가 후기-오효석(4학년)

  • 작성자 약학대학
  • 작성일 2017.09.06
  • 조회 2484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낸 여름 (2017.7.10-2017.9.1)

 

4학년 오효석

 

5년 전, 미국 워싱턴에서 한 학기 동안 인턴십을 하면서 미국의 노숙자(Homeless)들에 대해 배우고 봉사하는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었다. 미국의 노숙자들 중에는 과거에 안정된 중산층에 속했으나, 가족구성원의 갑작스런 질병으로 재정에 타격을 받아 집을 잃은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렇게 타지에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건강보험에 관련되어 종사하는 직업에 관심을 가지고 뒤늦게 약대에 진학하게 되었다. 이번에 참가한 8주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화 실습은 이렇게 오래된 나의 공직약사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채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줄여서 심평원이라고 불리는 이 기관은 건강하고 안전한 의료문화를 열어가는 국민의료기관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요양급여의 심사와 평가에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건강보험의 관리기구이다. 사실 정식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름을 가지고 출범한 것은 의료보험이 건강보험제도로 전환된 2007년으로 비교적 최근이지만, 현재 약 2 5백 명이 근무하는 전문가 그룹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중 72.7%가 의약사와 간호사로 주로 진료비 심사와 적정성 평가를 담당하는 심사직으로 근무한다. 현재 심평원 내 약사 100여명 중 가장 많은 수가 내가 실습했던 약제관리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심평원에서 보낸 시간을 간단히 요약하면 1주의 이론교육, 4주의 서울사무소 실습, 3주의 원주 본원 실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론교육 1주간은 전국의 약대생들 40여명이 함께 심평원 및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와 제약업계의 이슈들에 관한 강의를 들었다. 그 후 4주간은 약제관리실에서 약제관리부, 약제기준부, 약제평가부, 약제등재부 순으로 1주씩 돌아가면서 업무현장에서 실무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마지막 3주간은 원주의 심평원 본원의 연구조정실의 의약기술연구팀에서 실습하였다.

 

1주차

2주차

3주차

4주차

5주차

6주차

서울사무소

서울 국제전자센터

약제관리실

원주

심평원 본원

이론교육

약제관리부

약제기준부

약제평가부

약제등재부

연구조정실

의약기술근무팀

 

 1주차의 이론수업은 심평원 서울사무소의 교육장에서 다양한 강사님들에 의해 진행되었다. 심평원의 상근심사위원님들과 교수님, 약제관리실에서 근무하고 계시는 공직약사 분들께서 해주신 다양한 분야에 대한 강의는 흥미로웠고, 약사로서의 의무와 진로계획에 대해 고민하게 해주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수업은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신완균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약물사용검토(DUR) 및 복용약 지도에 대한 수업이었다. 이 수업에서 잘못된 처방전의 예시를 살펴보며 다른 학생들과 그 이유에 대해 토론해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약물학과 약물치료학을 제대로 공부해야 하는 동기를 찾아준 시간이었다.

 

  2주차부터의 실무실습은 서울사무소 근처 약제관리실 사무실로의 출근이라는, 1주차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시작되었다. 1주차의 수업들이 대학교의 강의와 비슷한 형식이었다면 2주차부터의 실습은 회사를 미리 겪어보는 인턴과 비슷한 형태였다. 1주일씩 4부서를 순환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실질적인 업무를 해보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하지만 4부서에서 어떤 업무를 하는지 차례로 들으면서 우리나라 약제가 어떻게 평가, 등재되고 급여되는지를 실제 업무와 연계해서 이해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학기에 보건사회약학 수업을 듣고 연이어 이 실습을 할 수 있어서 학교에서 배운 내용이 실제 사회에서 쓰이는 중요한 정책, 이론들 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그 외에 약제실무위원회나 제약회사에서 진행한 약제설명회, 약가에 대한 연구발표회 등에도 참관할 수 있었다. 이런 회의에서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요하게 논의되는 의약분야 관련 안건을 듣고, 실무자 분들께서 토의하시는 것까지 함께 들을 수 있어서 특히나 느끼는 점이 많았다.

 

서울에서의 5주라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고 원주라는 생소한 도시에서의 실습이 이어졌다. 연구조정실의 의약기술연구팀에 근무하시는 약사님들은 대부분 석박사 출신에 우리나라의 제도개선을 위한 업무를 하시는 연구원 분들이었다. 여기서는 우리나라 약제개선을 위한 해외 의약P4P제도 문헌고찰을 함께 진행해서 회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실제 업무에 참여하고 조금이나마 의견이 반영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보람되었던 시간이었다.

 

약대에서의 3학기를 보내면서 진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때, 기존에 관심이 있던 분야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얻은 것은 큰 행운이었다. 8주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숙식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조금 망설이기는 했지만 다행히 서울에 머물 곳이 있어 지원을 결심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사무실에서 실습을 할 때 교육사이의 대기시간이 조금 길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마지막 3주간은 서울에서 원주로 출퇴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4시간 이상을 통근에 쓸 수 밖에 없었다. 더욱이 앞으로 2020년까지 심평원의 모든 부서가 원주 본원으로 이전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 뒤에 여기서 실습을 하게 되는 분들에게는 원주에서 하는 실습의 비중이 더욱 커질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보시는 분이 방학 동안 여러 약사 선배님들을 만나 대화를 해보고 싶으신 분이라면, 또 심사평가원이나 공직약사에 대해 알고 싶으신 분이시라면 이 실습은 개인적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다.